다시 블로깅을 시작하며.

인터넷에 일기처럼 글을 쓴 것은 내 오래된 습관 중 하나다.
고등학교 시절 넘치는 그 자율학습 시간이 너무나도 지루해서 
친구와 함께 노트에 끄적대기 시작한 것이 내 일기 쓰기와 글쓰기의 시작이었는데
대학에 오고 인터넷에 익숙해지면서 그 글쓰기는 인터넷 상 공간으로 옮겨오게 되었다.

처음 HTML로만 만들던 홈페이지와 제로보드를 사용한 홈페이지로
개인 홈페이지를 두 번 정도 리뉴얼 했었고
싸이월드 미니홈피, 블로그를 거쳤으니
그동안 쓴 양도 꽤 될게다.
개인 홈페이지가 아니라 여러 동아리 클럽에도 꽤 썼으니
내가 인터넷에 쓴 글만 해도 족히 몇 십 메가는 될 듯 하다.

많은 글쟁이들이 읽기를 어느 정도 한 후에 쓰기에 돌입했다고 하는 반면에
나는 거꾸로 쓰다가 읽기를 시작한 케이스인데
읽기에 몰입하면서부터 쓰기를 등한시하게 되었다.
게다가 여러모로 나 자신의 소모적 쓰기에 지쳐갔고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간절히 필요로 하던 질풍노도의 시기도 지나버려
어느새 나는 의무적 글쓰기 외에는 별달리 쓰기를 즐기지 않게 되었다.
트렌드를 타고 몇번이나 블로깅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이유도 쓰기가 지루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다시 인터넷에 쓰기를 시작한다.
그것도 공개적으로.
별다른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고
다만 지루해진 내 쓰기 감각을 되살려 보고 싶고,
나도 이제 어느정도는 좀 떠들어야 겠다는 시건방진 사명감 때문이랄까.

별 것 없는 놈들이 꼭 말이 긴데,
하여간 이쯤 새롭게 블로깅을 시작하는 변으로 삼으려 한다.
공지에 띄우고 자주 보며 내 각오를 되새겨야지.

2010. 4. 28
비가 그친 저녁에 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