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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11  얼마나 더

얼마나 더

7월들어 목사님이 안식년을 가시고 설교할 기회가 많아졌다. 한편으로 기대한 일이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매주 설교하려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예전 매주 설교하던 시절에는 스스로의 한계를 나름대로 설정하고 내 할 일은 공부와 설교라고 정해놓았기에 매주 의무적으로, 한편으로는 일상적으로 설교준비에 매진했지만, 설교보다 사람을 돌보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살다보니 매주 설교를 준비하는 것이 참 쉽지 않다. 게다가 전임으로 일하고, 또 돌볼 사람도 많아지다보니 마음이 분주해지고 설교 작성에 집중하기가 영 쉽지가 않다.

게다가 요즘 청년들의 고민이 얼마나 치열하고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그 고민들을 설교에 담아내려니 설교 할 때마다 늘 밤을 새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한편으로는 게으른 탓이기도 하지만 아무리 생각하고 나름의 답을 풀어낸다고 애써보지만 영 만족스럽지가 않아서 쓰고 지우다보면 금새 밤을 지새게 된다. 잠 못드는 청춘의 고뇌려니 하고 스스로 만족하려 하지만 피곤한건 사실이다.

밤새 설교 쓰다가 이 노래를 들었다. 안치환의 처연한 목소리와 하모니카 소리가 반가웠다. 힘있는 선배들의 설교를 들으며 좋긴 하지만 왜 우리 20대 청춘들은 저 답에 이르지 못할까 생각하는 내게 "얼마나 더 기다려야"라는 가사는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또 한편으로는 나와 같은 고민을 했겠지만 포기해버리고 타협해버린 슬픈 선배들의 현실에서 나도 자유롭지 못할것 같다는 두려움도 느껴졌다. 밤새 설교 쓰면서 지친 내 친구들과 혹독한 시대, 그리고 모자란 내 모습을 고민하던 내 불쌍한 신세를 이 노래 속에서 느꼈다면 너무 오버일까?

얼마나 더 걸어야 할까.
얼마나 더 많은 밤을 지새워야 할까.
얼마나 더 눈물 흘리며 삶의 고통에 치를 떨어야 할까.

아니 그보다 더 두려운건
얼마가 걸리든 걷다보면 저 푯대에 다다르긴 할까
숱한 밤을 지샌다한들 답을 얻을 수 있기는 할까
이렇게 애쓰고 발버둥쳐도 세상이, 사람들이, 아니 내 삶이 바뀌긴 할까 하는 마음.

이렇게 고민하고 고민하며 새파란 젊은 전도사 시절이 간다.


얼마나 더
송봉주 글,곡
 
해지는 저녁 창에 기대어 먼 하늘 바라보니
나 어릴적에 꿈을 꾸었던 내 모습은 어디에
가슴 가득 아쉬움으로 세월속에 묻어두면 그만인 것을

얼마나 더 눈물 흘려야 그 많은 날들을 잊을까
얼마나 더 기다려야 내가 선 이곳을
사랑할 수 있을까..

세월이 흘러 내 모습 변해도 아름다울 수 있는
서툰 발걸음 걸을 수 있는 그런 내가 됐으면..

가슴 가득 그리움으로 세월 속에 묻어두면 그만인 것을
얼마나 더 눈물 흘려야 이 먼길의 끝을 볼 수 있을까
얼마나 더 걸어가야 그 많은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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