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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에 해당하는 글들

  1. 2010.07.11  얼마나 더
  2. 2010.04.29  책상 이야기 1
  3. 2010.04.28  때에 관해서

얼마나 더

7월들어 목사님이 안식년을 가시고 설교할 기회가 많아졌다. 한편으로 기대한 일이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매주 설교하려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예전 매주 설교하던 시절에는 스스로의 한계를 나름대로 설정하고 내 할 일은 공부와 설교라고 정해놓았기에 매주 의무적으로, 한편으로는 일상적으로 설교준비에 매진했지만, 설교보다 사람을 돌보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살다보니 매주 설교를 준비하는 것이 참 쉽지 않다. 게다가 전임으로 일하고, 또 돌볼 사람도 많아지다보니 마음이 분주해지고 설교 작성에 집중하기가 영 쉽지가 않다.

게다가 요즘 청년들의 고민이 얼마나 치열하고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그 고민들을 설교에 담아내려니 설교 할 때마다 늘 밤을 새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한편으로는 게으른 탓이기도 하지만 아무리 생각하고 나름의 답을 풀어낸다고 애써보지만 영 만족스럽지가 않아서 쓰고 지우다보면 금새 밤을 지새게 된다. 잠 못드는 청춘의 고뇌려니 하고 스스로 만족하려 하지만 피곤한건 사실이다.

밤새 설교 쓰다가 이 노래를 들었다. 안치환의 처연한 목소리와 하모니카 소리가 반가웠다. 힘있는 선배들의 설교를 들으며 좋긴 하지만 왜 우리 20대 청춘들은 저 답에 이르지 못할까 생각하는 내게 "얼마나 더 기다려야"라는 가사는 깊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또 한편으로는 나와 같은 고민을 했겠지만 포기해버리고 타협해버린 슬픈 선배들의 현실에서 나도 자유롭지 못할것 같다는 두려움도 느껴졌다. 밤새 설교 쓰면서 지친 내 친구들과 혹독한 시대, 그리고 모자란 내 모습을 고민하던 내 불쌍한 신세를 이 노래 속에서 느꼈다면 너무 오버일까?

얼마나 더 걸어야 할까.
얼마나 더 많은 밤을 지새워야 할까.
얼마나 더 눈물 흘리며 삶의 고통에 치를 떨어야 할까.

아니 그보다 더 두려운건
얼마가 걸리든 걷다보면 저 푯대에 다다르긴 할까
숱한 밤을 지샌다한들 답을 얻을 수 있기는 할까
이렇게 애쓰고 발버둥쳐도 세상이, 사람들이, 아니 내 삶이 바뀌긴 할까 하는 마음.

이렇게 고민하고 고민하며 새파란 젊은 전도사 시절이 간다.


얼마나 더
송봉주 글,곡
 
해지는 저녁 창에 기대어 먼 하늘 바라보니
나 어릴적에 꿈을 꾸었던 내 모습은 어디에
가슴 가득 아쉬움으로 세월속에 묻어두면 그만인 것을

얼마나 더 눈물 흘려야 그 많은 날들을 잊을까
얼마나 더 기다려야 내가 선 이곳을
사랑할 수 있을까..

세월이 흘러 내 모습 변해도 아름다울 수 있는
서툰 발걸음 걸을 수 있는 그런 내가 됐으면..

가슴 가득 그리움으로 세월 속에 묻어두면 그만인 것을
얼마나 더 눈물 흘려야 이 먼길의 끝을 볼 수 있을까
얼마나 더 걸어가야 그 많은 질문에 대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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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이야기

전임으로 일 하면서 좋은 것은 내 책상이 생겼다는 것이다.
파트일때도 책상은 있었고, 뭐 늘 내 방에 책상은 있었지만
뭐랄까 사무실에 있는 내 책상은 왠지 중 2때 교실에 생긴 사물함 처럼
편안하고 든든한 느낌이랄까?

그런데 이렇게 "내 것"을 갖는다는 것은 책임감 한가지를 더 수반하는데
바로 "정리"라는 책임감이다.
정말정말정말 소원인데, 이 책임감은 좀 없었으면 좋겠다.
정말 정리 앞에서는 책임의 윤리고 나발이고 다 필요없다. 무조건 오우노. ㅠ

보라.

이것이 나의 책상. 그리고
이것이 내 옆자리에 앉으시는 목사님 책상.

이 천국과 지옥의 차이마냥 극명한 차이를 어찌 극복할꼬. ㅠ
그래도 다행인 것은 목사님이 나를 이해해주신다는 것.
때때로 당신 자리에서도 어질러놓고 뭔가를 하고 있을때가 있는데, 
그냥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주신다.

하여간 오늘도 종일 뭔가를 하다보니 너무 어지러워서 조금 치웠는데도 이모냥이니
난 정리는 정말 "아이 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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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에 관해서

모든 것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새로 블로깅을 시작하면서 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새로 시작하는 블로그에 무슨 글을 쓸까 고민해 보지만
마땅히 쓸 글이 떠오르지 않는 것은 순전히 글 쓸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이란 공책을 펴 놓았다고 써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기라 하더라도 일기장을 펼쳐놓기만 한다고 술 술 써지는게 아니다.
방학 숙제로 밀린 일기 쓰느라 늦게까지 낑낑대는 게 순전히 날씨 탓이 아니듯이.

때가 되어야 글이 써진다.
글감이 머리에서 가슴에서 잘 무르익고 나야 글이 써진다.
그 때 까지는 다만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므로 이번에야 말로 파워블로거가 되겠다고 
오늘 괜한 시간을 한시간이나 투자하여 야단법석을 떤 것은
어쩌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면 나란 인간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허비하며 살아 왔는가.
내 속에서 흔들거리며 자라는 열망에 대해서조차 알지 못하면서
나는 이제까지 무엇을 배운 것일까?
때를 기다리는 지혜를 얻지 못한채
낭비해버리고 배설해버린 내 아쉬운 시간과 글들과 말들이
나를 원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이라도 잘 생각하자.
지금 나는 어떤 때에 서 있는가.
어떤 시간을 만나 어떤 사건을 빚으며 살아가고 있는가, 또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이 제 에 알맞게 맞아 들어가도록 만드셨더라. 그러나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역사의 수수께끼를 풀고 싶은 마음을 주셨지만, 하느님께서 어떻게 일을 시작하여 어떻게 일을 끝내실지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결국 좋은 것은 살아 있는 동안 잘살며 즐기는 것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전도서 3: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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