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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03  꿈꾸는 편지 1 - 춤추는 숲, 꿈꾸는 물결

꿈꾸는 편지 1 - 춤추는 숲, 꿈꾸는 물결

군대생활 중에 가장 힘든 일은 보초였습니다. 하지만 “유류고”라고 하는 보초지만은 제게 즐거운 곳이었습니다. 거기에선 사방이 깜깜한 밤에도 건너편 동산 숲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어둔 하늘과 분명히 구분되는 깜깜한 숲이 일렁이듯 춤을 추어 고단한 군인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대낮처럼 잎사귀 하나, 가지 하나가 바람에 스치는 모양새는 보이지 않았지만, 커다란 숲이 일렁이는 춤사위만은 밤에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후 한강에 나가서 강물을 오래 쳐다본 적이 있었습니다. 버거울 정도로 불어난 강물 탓에 무거워 보였지만, 엎치락뒤치락 흐르는 강물은 설레고 즐거워 보였습니다. 후덥지근하던 제 마음도 시원해졌습니다. 산골짜기에서부터 물결이 품어온 넓은 꿈이 이제 곧 넓은 바다에 닿아 이루어질 때가 되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했습니다.

한 해를 맞으며 제 마음이 다시 그 동산의 숲처럼, 불어난 강물처럼 일렁이는 것을 느낍니다. 예수마을에 돌아와 지난 6개월 동안 저는 매일 같이 꿈꾸는 것 같았습니다. 때로는 꿈같이 어려운 일들이 많았고, 불평과 불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이 공동체가 갖는 무한한 가능성에 설레었습니다. 깜깜한 절망의 세대이지만, 우리가 꿈꾸고 춤출 때 새로운 희망의 세대를 열어갈 수 있다는 믿음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올 한해 그 꿈이 이루어질 것 같은 예감에 저는 가슴이 뜁니다.

제가 연초라고 너무 거창한 말만 늘어놓고 있는 것 같나요? 이미 오랜 실망이 쌓여 마음이 닫혀버렸나요? 아직도 꿈꾸기에는 삶이 너무 버거운가요? 아니오. 저는 그저 함께 꿈꾸고, 함께 춤추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은혜로 주어진 삶이 감격적인 것이기에, 그저 남들처럼 흘러가버리는 속물 같은 삶을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새해, 함께 꿈을 꾸고 함께 춤을 춥시다. 주님의 말씀을 힘입어,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이 절망의 시대 한복판에 예수의 마을을 이루고 새로운 희망을 살아냅시다. 역동적인 생명의 바람이 우리로부터 불어갈 것입니다. 성령께서 반드시 그렇게 하실 것입니다. 이 바람에 몸을 맡기고 뛰어 드십시오. 숲은 신나게 춤을 추고, 물결은 더 넓은 꿈을 꿀 것입니다.         
(박현철 전도사)

2010. 1. 3 예수마을 청년부 주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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