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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편지'에 해당하는 글들

  1. 2010.07.18  요즘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2
  2. 2010.05.03  꿈꾸는 편지 1 - 춤추는 숲, 꿈꾸는 물결

요즘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지난주간 명동에서 “지식 수련회”라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청어람, 인성모, 카이로스라는 세 단체가 주최한 하드코어 세미나 수련회 선물세트라고나 할까요? 저도 듣고 싶은 세미나가 있어서 참석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어 아쉬웠고, 덕분에 좀 더 분주해져 고달팠지만 평소 손이 잘 가지 않던 책을 뒤적이며 때로는 갸우뚱거리고, 때로는 무릎을 쳤습니다. 하루 두시간씩 꼬박꼬박 명동에 나가 공부하면서, 그리고 혼자 방에 엎드려 책을 보면서 저는 일상적이지 않은 행복을 경험했습니다.

공부가 재미있었다는 따위의 고루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세미나라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시간에 제가 느낀 행복은 지적 쾌감이라기 보다는 변화를 모색하는 설레임이었습니다. 톰라이트라는 패기만만한 학자는 기존의 신학자들이 공들여 쌓아온 신학 작업들을 서슴없이 비판하면서 “역사적 예수와 기독교의 기원”이라는 민감하고도 신비로운 실체를 찾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저 같은 범인이 보기엔 무모했지만, 그는 자신의 이 연구가 일련의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미 그의 설교와 묵상도 좋아했었던 저는 그의 아카데믹한 작업이 기대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이 무모한 진리 추구가 과연 어디에까지 가 닿을지가 궁금했습니다. 이런 걸음으로 캐낸 진리 앞에서 우리 신앙은 얼마나 온전한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을지, 그 설레는 기대로 저는 행복했습니다. 

또 요즘 저를 즐겁게하는 소일거리 하나는 드라마 “연애시대” 입니다. 오래된, 게다가 약간은 뻔하고 유치하기까지 한 드라마를 이제와서 들춰보는 이유는 한가지, 주인공 은호의 아빠가 은호에게 “은호야 행복해져라!”고 응원하는 말이 제 마음에 남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보다보니 연애시대는 참 타이밍 못맞추는, 그래서 자기의 사랑과 행복을 제때 찾지 못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더군요. 그래서 주제가 가사도 이렇습니다. “우리 지금 더 행복했을까” 짧은 저의 기억들도 돌아보며 과연 내가 언제 어떤 선택을 했더라면 내가 더 행복했을지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하면 뭐합니까. 현재의 행복은 현재의 행복이니 오늘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행복해 질 수 있겠지요. 저는 그래서 이제 밀쳐놨던 두꺼운 책들을 꺼내 당분간 공부를 좀 열심히 하며 진리로 인한 변화를 좀 모색해보려 합니다. 또 드라마도 열심히 보며 로맨틱한 감정의 행복도 느껴보려 합니다. 지금, 당신에게 행복한 일은 무엇일까요? 한번 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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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편지 1 - 춤추는 숲, 꿈꾸는 물결

군대생활 중에 가장 힘든 일은 보초였습니다. 하지만 “유류고”라고 하는 보초지만은 제게 즐거운 곳이었습니다. 거기에선 사방이 깜깜한 밤에도 건너편 동산 숲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어둔 하늘과 분명히 구분되는 깜깜한 숲이 일렁이듯 춤을 추어 고단한 군인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대낮처럼 잎사귀 하나, 가지 하나가 바람에 스치는 모양새는 보이지 않았지만, 커다란 숲이 일렁이는 춤사위만은 밤에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후 한강에 나가서 강물을 오래 쳐다본 적이 있었습니다. 버거울 정도로 불어난 강물 탓에 무거워 보였지만, 엎치락뒤치락 흐르는 강물은 설레고 즐거워 보였습니다. 후덥지근하던 제 마음도 시원해졌습니다. 산골짜기에서부터 물결이 품어온 넓은 꿈이 이제 곧 넓은 바다에 닿아 이루어질 때가 되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했습니다.

한 해를 맞으며 제 마음이 다시 그 동산의 숲처럼, 불어난 강물처럼 일렁이는 것을 느낍니다. 예수마을에 돌아와 지난 6개월 동안 저는 매일 같이 꿈꾸는 것 같았습니다. 때로는 꿈같이 어려운 일들이 많았고, 불평과 불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이 공동체가 갖는 무한한 가능성에 설레었습니다. 깜깜한 절망의 세대이지만, 우리가 꿈꾸고 춤출 때 새로운 희망의 세대를 열어갈 수 있다는 믿음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올 한해 그 꿈이 이루어질 것 같은 예감에 저는 가슴이 뜁니다.

제가 연초라고 너무 거창한 말만 늘어놓고 있는 것 같나요? 이미 오랜 실망이 쌓여 마음이 닫혀버렸나요? 아직도 꿈꾸기에는 삶이 너무 버거운가요? 아니오. 저는 그저 함께 꿈꾸고, 함께 춤추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은혜로 주어진 삶이 감격적인 것이기에, 그저 남들처럼 흘러가버리는 속물 같은 삶을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새해, 함께 꿈을 꾸고 함께 춤을 춥시다. 주님의 말씀을 힘입어,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이 절망의 시대 한복판에 예수의 마을을 이루고 새로운 희망을 살아냅시다. 역동적인 생명의 바람이 우리로부터 불어갈 것입니다. 성령께서 반드시 그렇게 하실 것입니다. 이 바람에 몸을 맡기고 뛰어 드십시오. 숲은 신나게 춤을 추고, 물결은 더 넓은 꿈을 꿀 것입니다.         
(박현철 전도사)

2010. 1. 3 예수마을 청년부 주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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